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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학부] 2016년 니가타 한국어 문화연수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으로 모인 열정
2016년 03월 29일 (화) 미네르바 minerva@cufs.ac.kr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는 지난
2, 일본 니가타에서 한국어 교육 실습을 실시하였다. 2007년부터 해외한국어교육실습을 꾸준히 실시하고 있는 사이버한국외대는 작년 불가리아 한국어 교육실습에 이어 이번에는 일본 니가타를 찾았다.

해외한국어교육실습은 직접 해외 현지를 방문하여 해당 언어권 학습자들과 교사를 접하며 한국어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이다. 20162, 일본 니가타에서 한국어학부 지도교수 2명과 14명의 팀원들이 함께 했던 그 생생한 현장을 한국어학부 문정실 학우가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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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판 앞에 서는 연습

니가타 한국어문화 연수를 떠올리면 가장 생생하게 기억나는 장면은 하얀 칠판이다. 일본 니가타에서 나는 학생이 아닌 교사로, 한국어를 가르치기위해 칠판 앞에 섰다.

고등학교 시절, 판서를 예술로 하는 선생님이 있었다. 수업이 끝나고 선생님이, , 분필을 내려놓으면 칠판에는 그날 배운 내용이 설계도면처럼 펼쳐져 있었다. 그래서 니가타 한국어문화 연수를 준비하면서, 나도 수업을 마쳤을 때 그날 수업 내용이 설계도면처럼 한 눈에 보이도록 그려져 있는 모습을 상상했다.

칠판 앞으로 가서 서자 학생들의 시선이 쏟아졌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90. 작년 여름부터 틈틈이 준비해 온 것들을 자신 있게 펼치면 된다며 스스로를 격려했다.

 
   
 
   
 

 

 

 

 

 

 

니가타 한국어 및 문화 수업

지난 212. 사이버한국외대 한국어학부 해외 한국어교육실습 팀원들은 인천공항을 출발해 일본 니가타新潟에 도착했다. 궂은 날씨 때문에 한 시간 정도 지연돼 도착한 니가타의 밤공기는 차가우면서도 고요하고 설렜다. 지도교수 두 명과 한국어교사를 꿈꾸는 열네 명, 총 열 여섯 명의 니가타 연수팀원들은 이틀 동안 북방문화박물관을 탐방하고 한국어말하기대회를 참관하면서, 니가타와 학생들에 대해 알아갔다. 15일부터는 니가타현립대학에서 나흘간의 한국어한국문화 연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이었다.

서울에서 100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니가타는 일본의 중북부 서쪽에 위치해 있다. 동해(일본해)를 따라 길게 뻗어있는 탓에 날씨가 수시로 변했다. 아침에는 함박눈이 도시를 마비시키더니, 점심 때 햇빛이 반짝 얼굴을 내밀었다가 갑자기 돌풍이 부는 식으로, 1주일 동안 기상학사전에 등장하는 모든 날씨를 경험한 듯 했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128명이라는 전무후무할 기록을 남긴 참가자들이 4일 내내 한국어문화 연수를 찾았다. 처음에는 단순히 한류에 대한 관심이나 수료증 때문이 아닐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늦은 시간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지친 학생들이, 한 시간에 한 대밖에 없는 버스를 타고 또는 이른 아침 시골에서 한 시간 넘게 기차를 타고 찾아오게 만든 힘이 수료증이 아니라는 것은 수업시간에 드러났다.

불고기를 좋아해서 부채며 도장 등 만드는 작품마다 불고기 좋아요라고 새기는 료 군을 보며 더 많은 한국음식을 알려주고 싶었다. 윤동주의 시를 써내려 가는 슌지 군의 모습에서, 제법인데, 하고 감탄하면서도 교토 도지샤 대학의 윤동주 시비 앞에서 일본인들이 남긴 방명록을 읽던 순간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해지기도 했다.

   
 

한편 학생들이 부채에 한국어로 쓴 문장들을 볼 때에는 일기장을 훔쳐보듯 설렜다. 한국인인 내가 감탄할 만큼 문장과 표현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이밖에도 사진을 찍을 때마다 눈웃음을 지으며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는 에리, 아이돌에게 사랑한다며 전하지 못할 고백을 남기는 귀여운 초급반 학생들까지음식과 문학, 케이팝 등등 장르는 다르지만, 한국어에 호기심을 느끼고 한국어를 배우게 된 동기가 한국 문화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스커트를 입고 있는 힘껏 태권도 발차기를 하는 입문반 사리아, 아리랑을 따라 부르다가 덩실 어깨춤을 추는 여사님(?)들을 보며, 우리 모두가 한여름부터 쏟은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것을 느꼈다. 부채와 매듭, 한복, 태권도, 연 만들기, 게임과 민요, 종이접기와 윷놀이, 노래 배우기, 도장 만들기까지 열 한 개의 한국문화 수업은 대성공이었다.

   
 

 

 

 

 

 

 
 

 

 

 

 

 

 

 한국어 교사로서의 첫 발

 성나이는 물론 한국어 수준과 상관없이 다양한 학생들이 어울린 문화수업과 달리, 한국어 수업은 한국어 실력에 따라 입문초급중급고급으로 9개 반으로 나누어 진행됐다. 나는 4일 동안 입문반 수업에 들어갔다. 처음 이틀은 보조교사로, 후반 이틀은 주교사로 수업을 했다.

한국어 수업이라는 것을 처음 해보던 날, 나는 90분 동안 수업목표인 경음과 격음, 이중모음과 받침을 잘 가르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어 수업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생각한 것은 착오였다. 이런 탓에 내 교안에서는 중요한 무언가가 부족했다. 학생들과의 소통이었다. 90분 동안 학생보다는 나를 중심으로 하얀 칠판에 판서를 했다가 지우고, 파워포인트를 띄우고, 학생들의 대답을 유도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리고 90분 내내 니가타의 날씨처럼 복잡한 감정이 오갔다. 예상보다 수업 시간이 남아서 당황하기도 했고, 입체적으로 수업을 구성하지 못한 나 자신을 원망하기도 했다. 칠판에 판서를 하면서도, 지금 내 뒤에서 학생들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혹시 졸고 있지는 않을지 겁이 나기도 했다. 그러니 흥미롭고 호기심 있는 수업이었는지, 충분히 소통했는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찍을 수밖에. 다른 교사들은 어땠을까. 내가 꿈꾸던 첫 수업이 끝난 후, 칠판을 정리하며 지금 내 현실이 딱 이 정도라고 느꼈다.

그럼에도 실패하지 않았다고 당당할 수 있는 이유는 학생들을 향해 웃는 표정이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교사가 긴장하면 학생들도 긴장하고 교사가 즐거우면 학생들도 즐거우며, 학생들은 한국어 수업 시간 내내 교사의 입만 본다는 것을 느끼고 노력한 결과다.

   
 

교사가르치는직업이 아니다. 학생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학생들이 호기심을 느껴 스스로 학습목표에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이번 연수를 통해 알았다. 이제 새롭게 칠판 앞에 서는 연습을 해야 한다. 칠판을 어떻게 채울지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교실을 호기심 넘치는 순간들로 채울지, 연습해야 한다. 물론, 그전에 한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전제에 느낌표!

예비 한국어 교사로 첫 발을 내딛은 해외 한국어교육실습 팀원들은 니가타에서 돌아온 후 입을 모아 말했다. 과연 우리가 해낼 수 있을지 반신반의했고 그동안의 과정도 만만치 않았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돌아왔다고. 그리고 우리가 함께 해서 좋았다고.

누구에게나 인생의 필름에서 지워지지 않을 한 장면이 있다. 예비 한국어 교사로서 나에게는 니가타에서 한국어를 공통분모로 학생들과 나눈 나흘이 그 한 장면이 될 것 같다. 비록 이번에는 멋지게 성공하지 못했지만 설계도를 그리듯 판서를 하고 학생들과 함께 수업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다시 나 자신을 격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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