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 : 2020.7.9 목 09:36
> 뉴스 > CUFS 人side
     
고질적 입사관행의 새바람, 현대가 정승훈 학우를 만났을 때
2010년 12월 31일 (금) 조은비 기자 garcis1004@hotmail.com

한 달쯤 전이었을까, 낯선 이로부터 전자우편 한 통이 왔다. ‘조은비 기자님께’로 시작하는 한 통의 편지, 단번에 CUFS학우임을 알아보았다. 그것도 다름 아닌 영어 학부 학우! '정승훈'이란 이름의 학우였다. 학보기자생활 1년 반 만에 처음, 나의 요청 없이 먼저 받아보는 학우의 편지였다. 본문을 읽기 전엔 혹 나에 대한 불편신고인가 했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려 마음먹고
   
정승훈 학우의 사원증
한 줄 한 줄 읽어 내려가는데, 어라? 학우가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거기다 구직 중인 후배들을 위해 용기를 주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학우에게 요청했다. ‘E-mail인터뷰하시겠어요?’

 

우선 학우가 누군지 궁금했다. 학우는 어떤 사람일까?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 재학생 여러분 안녕하세요, 영어학부 10학번 정승훈입니다. 저는 현재 ㈜현대 엔지니어링 경영지원본부 안전환경부 해외 HSE 담당 사원으로 재직 중입니다. 경기도 부천에 거주하고 있으며, 만 27세입니다. 현재 해외프로젝트 매니저(PM)의 꿈을 키우며 열심히 앞을 향하여 전진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저? PM? PM이 뭘까?
   

해외 HSE 4사분기 ISO 14001, OHSAS 18001 사후심사 및 해외 입찰 관련 미팅

참석자: 왼쪽-영국표준협회 (BSI) 심사원 3명, 오른쪽-현대엔지니어링 (김정주 대리, 김재철 과장, 김형준 부장, 배동석 차장, 이연환 부장, 전영택 과장) - 모든 현대 측 참석자는 해외 HSE팀 직원임.


생소한 직업이다. 물어보자.

"PM 이란 프로젝트 매니저(Project Manager, 이하 PM)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해외공사의 입찰과정부터 프로젝트 마무리 단계까지, 관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해외 프로젝트 PM의 필수 조건은 영어실력과 업무 지식 및 경험 이렇게 3박자의 조화입니다. 기존의 여러 사람이 나누어 하던 역할(엔지니어, 통역사, 수행담당자)을 한 사람이 함으로써 기업의 인건비 절감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단지 통역에 관심이 있어서 해외(두바이, 아부다비)로 무작정 떠났으나, 건설 분야 특히 해외 원전사업, 플랜트분야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을 보고 저의 미래를 해외 건설 분야로 정하였습니다."

 

건설? 대체 무슨 일을 하시나요?? 영어와 건설, 왠지 어울리지 않는 궁합 같다.

   
현대엔지니어링 로고
"현재 저는 ㈜현대엔지니어링 해외 HSE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 회사는 ㈜ 현대건설 그룹의 자회사이며, 현대건설에서 2001년 해외 프로젝트 전문 EPCC (설계, 구매, 시공, 시험 운전)사업을 목표로 분리하였습니다. 현재 직원은 2,000명 이상이며, 연 매출 5조 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제가 업무를 하는 경영지원본부 해외 HSE 부서는 해외프로젝트의 입찰과정부터 프로젝트 수주, 착공, 준공, 완공의 전 과정에서 필요한 해외프로젝트 지침서와 규정을 해외공사 현지나라의 발주처와의 서신 및 직접 미팅을 통하여 개요를 조율하는 업무를 하며, 또한 해외 현장의 데이터 관리를 통하여 현장과의 Communication / Distribution을 지원하고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관리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현대 엔지니어링 이라고 하면 우리나라 굴지의 기업 중 하나가 아닌가? 영어학부 학생인데 건설 회사와는 무슨 관련이 있을까? 이전 전공이 건설일까? 궁금해졌다.

"사실 대학입시에 3번이나 낙방하였습니다. 그 때문에 더 이상의 선택이 없던 끝에 전문대를 선택해야 했고, 미래의 비전이 있어 보이는 항공분야 전문 학과이자 학교인 인하공전 항공경영학과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인하공전의 항공서비스 학부는 항공운항과, 항공경영과, 항공기계과로 구성되어 있으며, 승무원, 항공사 지상직 여객/화물 직원, 항공기 정비사를 배출하기로 명성이 널리 알려진 학부입니다."

와우! 전공이 건설 분야일 줄 알았던 나의 예상을 단박에 깨버렸다. 게다가 항공 경영학 또한 건설하고는 전혀 연관이 없어 보였다. 항공 경영학은 어떤 곳일까? 졸업 후 무슨 일을 하셨을까? 궁금증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저는 2학년 1학기 종강과 동시에 구직준비를 하였고, 2009년 7월23일 스위스 항공사 외국항공기 지원팀에 합격하였습니다. 저는 항공전공과 영어를 좋아했기에 국내항공사보다는 외국항공사를 선호하였고, 목표로 정하였습니다. 1차 서류가 통과되었고, 2차 실무진과 임원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총 4명의 면접관, 4명의 면접자로 구성되어 진행되었고, 3차 외국인 부사장 면접이 진행되었습니다. 대략 1시간 정도 영어토론면접이 진행되었는데 아주 편안한 분위기로 재미있게 면접을 보았습니다. 이틀 뒤에 최종 합격하였다는 전화가 왔고, 저는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첫 사회경력이라 많이 긴장하기도 하였으나, 항공분야의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것에 흥분되었고 재미있었습니다. 항공분야에서 가장 중요했던 요소는 시간의 정시성(On-Time)이었습니다. 비행이륙 2시간 전부터는 여객 팀과 화물 팀의 팀워크가 무엇보다도 중요하였고, 매우 정신이 없었습니다. 무사히 정시에 항공기가 이륙한 뒤의 뿌듯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이 분은,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분이었다. 남들은 그렇게 힘들게 삼수, 사수 한다는 항공분야에 거뜬히 3차 외국인 부사장면접까지 단번에 합격하는 기지를 발휘하셨는데, 어쩌다 건설 분야에 발을 들이셨을까?

"인하공전을 졸업한 후 스위스 항공사의 외국항공기 지원부에서 8개월여의 근무기간 동안 외국 조종사와의 통역업무를 주로 하였고, 이 과정 중 통역 업무의 매력을 발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통역업무를 할 수 있는 회사를 찾던 중 전문 토목회사의 해외프로젝트 현지 통역코디네이터 채용에 합격 하였고 기회를 얻었습니다. 비록 연수를 다녀오기는 하였으나 짧은 기간이었고, 혼자 독학으로 공부를 해왔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과 전문가의 도움을 빌려 저의 영어를 가다듬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외 현지에서 실전으로 일하면서 동시에 공부하면, 일거양득의 효과를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항공사에 통역이라……. 왠지 점점 미궁 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느낌이었다. 도대체 건설하고는 어떤 연관이 있을까? 혹시 전문 토목회사가 그 계기였을까?

   
해외 HSE팀 이연환 부서장(왼쪽)과 정승훈 학우
"아랍 에미리트에서 근무할 당시 제가 소속된 회사는 ㈜H건설의 하도급회사였습니다. 전부터 관심이 있었던 건설 분야로 진로를 결정하였으면, 원도급 회사에 저의 미래를 받쳐야겠다고 결정하였고, 이력서를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4년제라는 기준에 미달이 된다는 사실 때문에 생각처럼 쉽게 되지는 않았으나, 대신 제가 승부수를 띄운 젊은 나이 (28살)에 해외공사 경력이 있다는 것과 어학실력에 나름대로 자신이 있었기에 영어 특별 채용에 계속 지원을 하였습니다. 그때 마침 그동안의 노력을 보답해 주듯, ㈜현대엔지니어링 그룹에서 서류가 통과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당시 저에게 전화하신 분은 인사담당자가 아닌 지금 저의 부서의 부장님이셨습니다. 부장님께서는 사이버한국외대 3학년에 아직 재학 중임에도 전화를 한 이유는 가능성을 보았고, 충분히 근무하면서 학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통과를 시켜 주셨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조건을 제시하기는 하셨습니다. 반드시 내년에 졸업해서 회사에 제출을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무조건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면접을 보러 갔습니다. 기회는 내가 만드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자신도 있었고 무작정 면접 행을 결정했습니다. 그리하여 한국에서 영어 필기시험과 영어 심층면접을 응시한 끝에 10월07일 최종 합격소식을 들었고 10월12일에 입사하였습니다."

정승훈 학우는 입사했다는 기쁜 소식과 함께, 현재 기업에서는 예전 학벌위주의 평가에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반가운 얘기도 전했다. 사실일까?

"사실 대한민국의 위치가 점점 선진국으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임이 틀림없습니다. 과거 학벌 위주의 낡은 관행이 지금의 국제화 시대에 있어서 비효율적이라는 것을 모든 국민이 인식했기 때문이지요, 또한 정부 및 기업들도 문제점을 깨닫고 제도개선을 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학연/지연의 부패한 관행들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래된 제도와 방식을 짧은 시간에 전부 바꾸기는 어려운 것임이 틀림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일명 우리가 알고 있는 선진기업 및 젊은이들이 갈망하는 기업의 태도가 눈에 띄게 바뀌었다는 것입니다. 기업에 필요한 분야에 특별한 재능과 소질 그리고 잠재가능성만 있다면 배경은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요즈음 기업은 단시간에 바로 투입할 수 있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인재들을 찾고 있습니다."

이쯤 되면, 건설업에 관심 가질 학우들이 한둘씩 고개를 들 것 같다. 이들에게 한 말씀 해주신다면?

   
현대엔지니어링 사옥의 요모조모. (맨 위) 경영지원본부 HSE팀
"건설 분야는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의 밑거름인 산업분야이며,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의 하나인 절대적으로 필요한 조건의 사업 분야입니다. 특히, 해외 프로젝트관련 업무에 관심을 두고 노력하신다면, 무궁한 기회와 발전이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 건축학과, 토목학과 및 공대계통을 전공해야 한다는 선입견을 버리십시오. 건설 분야에서 저희 사이버한국외대의 국제적 인재들을 많이 찾고 있습니다. 생각보다 건설 분야에서는 영어를 많이 필요로 하고 높은 수준을 요합니다. 해외공사의 입찰부터 공사 완공 과정까지 현지 나라 발주처와의 끊임없는 의견 교환을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도 꼭 건축계통 전공이어야 한다는 편견을 이쯤에서 버리려 한다. 그런 의미에서 미네르바에게 한 말씀?

"미네르바의 취지는 굉장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선배의 성공담 및 먼저 경험한 다양한 내용을 후배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선택의 길을 넓혀주고 방향제시를 해줄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이 어려운 상황을 딛고 일어선 사람들이 주변에 많이 있을 것입니다. 더욱 폭넓게 다양한 사람들의 소재를 찾아내어 세상에 알려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끝으로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시다면?

"여러분, 저에게 20대는 굉장히 비참하고 암울한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3번의 도전 모두 하늘은 저의 편에 서주시질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찾아온 입대, 전역 후 지금까지 어학 실력 및 경력을 쌓는데 투자. 저의 이야기가 지금 힘든 상황에 있는 후배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여러분!!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분의 목표를 설정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진하세요, 중간에 절대로 선택한 길에 대한 결과가 좋게 나타나지 않더라도 참고 이겨내세요, 마라톤경기는 올림픽에서 가장 마지막 경기로 진행되며, 가장 오랜 시간 동안 자기와 경쟁을 합니다. 가장 뜻깊은 여러분의 금메달을 따내는 순간은 여러분의 의지와 끈기에 달렸습니다. 절대로 결과는 단시간에 나타나질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지도 마세요, 자기 자신과 싸우고 경쟁하세요. 여러분에게 반드시 그날은 찾아옵니다."


“Step by Step, I can’t think of anything that I can make achievement except a fixed Will & Confidence. Life’s but a walking shadow.” - 정승훈 학우 -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인 류시화 씨는 그가 옮긴 책, ‘인생수업’의 서문에서 우리는 배움을 얻기 위해 이 세상에 왔다고 말한다. 배움을 얻는 삶, 정승훈 학우는 그 험난한 길 위에 서서 열심히 나아가고 있다. 그 삶의 끝에 무엇이 놓여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잊을 만하면, 여러분의 여행을 방해하는 산, 강, 바다가 펼쳐질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여정을 극복하고 완성하려 노력한다면 그 끝에는 분명히 끈기와 열정이라는 수업의 A+학점이 새겨 있지 않을까? 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 미네르바(http://www.cufsminerva.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개인정보취급방침이메일무단수집거부청소년보호정책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이문로 107 사이버한국외국어대학교(02450) | Tel) 02-2173-2580 Fax) 02-966-6183 | 청소년 보호 책임자 : 조기석
Copyright 2004 Cyber Hankuk University Of Foreign Studie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minerva@cufs.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