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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그리고 배움: 고진감래(苦盡甘來)의 맛을 느껴봐!
조은비 기자의 self interview
2010년 06월 01일 (화) 조은비 기자 garcis1004@hotmail.com


   
살다 보면 힘든 일도 많고, 자신의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일도 있다. 그렇다고 포기하겠는가? 특히 무엇인가를 배우는 일은 처음엔 평탄한 길이 이어지는가 싶다가 도랑을 만나고, 갑자기 험준한 산이 나타나는가 하면 뜻밖에 만난 뱃사공의 도움으로 깊은 강을 건너기도 한다. 고진감래(苦盡甘來), 풀이하면 ‘고생 끝에 낙이 온다.’라는 뜻이다. 배우는 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갖가지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면 언젠가는 내 것이 되어 익숙하고 재미를 느끼게 되는 때가 온다는 것을 말이다. 이번 기사는 내가 묻고, 내가 자신이 대답하는 방식이다. 배우는 것에 대한 이유를 알지 못했던 내 어리석은 지난날에 대한 반성이자 회고다. 그럼 시작해볼까?


   

Q. 자신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A. 전 인천의 한 고등학교의 영어교사로 재직 중인 조은비 라고 합니다.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으며 가르치는 일을 보람 있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영어 선생님을 하신 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A. 이제 3년 차입니다. 고등학교에서 일하게 된 것은 처음이고 그전까진 초등학교 방과 후 영어 선생님으로 일했었죠. 첫 학교는 영종도에 있었는데 집에서 왕복으로 4시간이 걸려 통근이 매우 힘들었습니다. 1년을 하고 나니 매우 지치더라고요. 그래서 가까운 학교로 옮겼는데 그나마 가까운 부천지역이었습니다. 왕복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바뀌니 살 것 같았어요. 그래도 여러 번 교통편을 갈아타야 해서 불편한 감이 없잖아 있었지만, 전보다 줄은 시간에 감사하기만 할 따름이에요.

Q. 어떻게 하다 고등학교에서 일하시게 되셨나요?
   

A. 작년에 전국적으로 시도교육청에서 전문영어 강사를 뽑았어요. 초등과 중등 모두 지원할 수 있었는데 초등학교만 2년 해 보니 더는 초등을 지원하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중등에 지원했는데 사실 중등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중등이라면 중학교를 말하는 거로 생각했죠. 그런데 그게 아니라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합해놓은 말이었어요. 서류심사가 1차였고 2차는 ‘영어로 된 지도안작성’, 3차로는 시강(10분 정도 영어로 강의하는 모습을 심사단 앞에서 보여줌), 그리고 4차는 5분간의 영어면접이었죠. 이틀에 걸친 면접이었는데 정말 떨렸어요. 사실 서류에서 안 될 줄 알았어요. 영어전공자도 아니었고 언어연수만 다녀온 거였으니까요. 토익점수가 그렇게 높은 것도 아니었고요. 그런데 서류에서 합격한 거예요. 정말 기뻤습니다.

Q. 원래 어떤 전공을 하셨나요?
A. 사실 생물학이에요. 생물이 좋아 생물학을 했는데, 하다 보니 적성에 잘 맞질 않았어요. 그러던 와중에 언어연수를 갈 기회가 생겼는데 갔다 와보니 영어에 상당한 매력을 느끼는 저 자신을 발견했어요. 휴학을 하고 연수를 가게 된 거라 대학교가 1학기가 남았어요. 과의 특성상 졸업논문을 내야 하는데 실험논문을 진행했어요. 하다 보니 실험에도 매력을 느껴 대학원진학을 생각했었죠. 대부분은 취업준비를 하던 시기인데 전 대학원 진학해서 석사를 하려고 했어요. 전공을 살리려면 그 방법이 가장 안전하거든요. 한데 개인사정상 진학이 어려워졌죠. 취업준비도 안 되어 있고 대학원도 못 가게 된 진퇴양난에 빠졌지만 졸업하는 마당에 경제적으로 손을 벌리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시작하게 된 것이 모 화장품 회사예요. 처음에 사무직이란 말만 듣고 갔다가 실상을 알고 보니 지하철 같은 데서 사람들의 번호를 따다 방문하시라고 전화하는 TM이었던 거죠. 그래야 하는 것은 전혀 모르고 하게 되었어요. 1달만 버티자 라는 생각으로 버티는데 정말 제 인생에서 가장 최악의 한 달이었습니다. 두 시간 남짓 되는 출근길에 모은 지 10년은 되어 보이는 전화번호목록, 아침나절 번호를 돌려가며 전화하면 오후쯤에는 역으로 나가 호객행위. 죽을 맛이었어요. 1달이 지나자 비전이 없는 일이란 생각이 들어 과감하게 사직을 하고 잠시 쉬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기로 했어요. 그러다 제가 배운 영어가 생각났고 뭔가 활용해보자는 생각이 들었죠. 각종 영어학원에 서류를 넣기 시작했어요. 그러다 가게 된 곳이 모 영어 학원이었는데 집에서도 가까운 것이 제일 맘에 들었어요. 이제 막 시작하는 학원이라 홍보도 해야 하고 선생님 수도 적었어요. 부모님께 가끔은 전화상담도 해야 했죠. 화장품회사에서 배워둔 것이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맨날 하던 일이었으니까요. 상담 자체는 문제없었지만, 교육에 대한 상담은 배운 적이 없어서 처음엔 익숙지 않았지만 하다 보니 그것도 늘더라고요.

Q. 한데 어떻게 학원에서 학교로 옮기시게 되었죠?
A. 학원에 있다가 보니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한계가 있었어요. 학원의 교재를 따라가야 했고, 그 방식에 맞추어야 했죠. 저 자신에 대한 도전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초등학교 방과 후 교사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봤고 지원하였어요. 서류가 통과하여 면접을 보았는데 갑자기 저보고 10분간 시강을 하라는 거예요. 준비시간도 딱 10분 정도. 후에 영어전문강사시험을 볼 때 이때의 경험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어요. 자신이 해 본 것과 해 보지 않은 것의 차이는 정말 엄청나잖아요. 시강을 보시던 면접관분이 제가 창의적이란 생각이 드셨나 봐요. 하루쯤 지나자 채용한다는 연락이 왔고 그날부터 한 달 정도 후에 초등학교에서 일을 시작했죠.

Q. 사이버한국외대는 언제부터 다니게 되셨나요?
A. 초등학교에서 일하기 시작하니 제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 이듬해부터 사외대 영어학부에 2학년으로 편입하여 공부하고 있습니다. 언어연수에서는 회화위주로 배웠다면 여기서는 교수법, 학습매체연구, 문법 및 회화 등에 관해 총체적으로 공부할 수 있어서 매우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 거기다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있어 더욱 좋아요. 조교님들도 많이 도와주시고요. 교수님들도 꼼꼼하게 짚어주셔 항상 감사드리지요. 일과 병행하느라 많이 힘들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만 하는 것도 아니고 많은 분이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시니 저는 명함도 못 내밉니다.

Q. 계속 영어를 공부하시는군요?
A. 당연하죠. 제가 부족한 부분이 있으니까요. 어떻게 가르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일까, 혹은 어떻게 아이들에게 접근해야 문법에 대한 이해가 쉬울까를 두고 항상 공부합니다. 제 스스로 영어공부 또한 계속하지요. 안 쓰면 잊어버리잖아요. 계속 공부해야 해요. 한데 가끔은 정말 어려워요.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많고. 그래도 몇 번씩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새 제 것이 되어서 설명하기도 편하답니다. 그리고 한 번 공부해놓으면 언젠가는 사용하게 돼요. 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거죠. 한문에 대한 필요성도 외국에 나가서야 알았어요. 생각 외로 여행지에는 중국어와 일본어로 설명된 곳이 많아요. 안내책자도 영어, 유럽권 언어, 그리고 아시아를 위한 것은 중국어는 대부분 다 있고 한국어는 있을까 말까예요. 그래서 만약 영어를 잘 모른다면 한자를 보면 이해할 수도 있을 텐데 라는 생각도 해봤어요. 영어만 잘하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알아서 나쁠 것도 없잖아요. 오히려 더 시야가 넓어지도록 도와주니까요. 한자뿐만 아니라 국사에 대해서도 잘 알아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귀국 후에 국사공부에 열을 올렸죠. 외국에 나가니 정작 내 나라에 대해선 아무것도 아는 것이 없는 거예요. 다른 나라 아이들은 모국의 역사를 영어로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술술 꿰고 있는데 전 무슨 일이 언제 일어났는지조차 모르고 있었어요. 스스로 창피함을 느꼈죠.

Q. 마지막으로 왜 ‘배워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여느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승진을 위해서 대학원을 가고, 취업을 위해서 영어시험을 보고, 대학진학을 위해 수능을 본다고요. 한데 전 순서가 바뀌었다고 생각해요. 사실 그 모든 것은 처음부터 다른 수단으로 쓰이도록 만들어진 것이 아니에요. 자신의 능력개발과 능력의 척도를 측정하려고 만들어놓은 것이죠. 이것은 각종 자격증과도 연관되어요. 학문중심의 과목들이긴 하지만 자격증들도 그런 학문의 기본을 아는지 모르는지부터 평가하잖아요.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수단을 위한 배움이 아닌 나 자신의 풍요로운 삶을 위한 배움, 이것이 진정한 배움의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어학연수를 선택했을 때, 초등학교를 선택했을 때, 사이버외국어대학교를 등록했을 때, 그리고 전문영어 강사 중등부를 선택했을 때, 이 모든 때는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 아닌 저 자신이 모르는 것을 배우기 위해 했던 선택이었어요. 배우는 것은 인생이라는 시간을 투자해야 할 만큼 비싸고 힘든 과정이지만 그 결과는 저 자신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콤하기도 하고 쌉싸래하기도 하답니다. 지금도 가끔 그 화장품회사에서 일했던 자신을 떠올리면, ‘내가 어떻게 그 일을 했을까?’하고 되묻습니다. 제가 제 위치에서 한탄만 하며 아무것도 도전하지도 배우려 하지도 않았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합니다. 여러분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지금 있는 자리에서 벗어나 자신에게 도전하고 싶다면, 배우십시오. 무엇이든 좋습니다. 원하는 일을 생각하며 배워보세요. 새로운 비전이 보일 겁니다.


이 기사를 작성하기 전까지 상당한 고민을 했다. ‘일기는 일기장에 써라.’라고 말하던 어떤 독자의 말도 기억이 났다. 하지만, 배움의 고된 즐거움은 자신 이외에 그 누가 더 자세하게 알 수 있으랴! 그래서 자신에 대한 기사를 쓰기로 했다. 나 자신이 느낀 배움의 즐거움을 공유하고 싶었다. 내가 느꼈던 고통의 무게를, 배움 속에서 가진 희망 등을 독자와 교류하고 싶었다. 지금도 이 세상 어딘가에서 고군분투하며 열심히 살아갈 우리 사외대 학우에게 힘이 되고자 쓴 글이다. 얼마 후면 기말고사기간이 온다. 우리가 그동안 열심히 갈고 닦은 배움의 결과를 맛볼 순간이다. 사외대의 모든 학우가 달콤한 결과를 맛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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